대부분의 나의 작업들은 팝업북 형식에서 차용한 것으로, 평평한 그림의 환영적인 특징과 평면적인 특징을 동시에 강조한다.
평면을 구조물과 같이 그 자체로 깊이가 있게 배열한다.
회화주의처럼 종이에 종이를 다시 그리는 행위, 그림 속 그림의 형식에서 착안하였다.
내가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대하는 태도가 이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실재 오브제(종이,천)도 허상,상상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사회와 인간사를 통틀어 이 세상 자체가 실재지만 허상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연극무대처럼 일시적이며 가짜이며, 산다는 것 또한 부조리 속에서
어디까지가 가면이고 진짜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강한 의심과
불신으로 둘러싸인 세계이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 실체에 대한 의문과 불안,
겉모습과 참 존재라는 모호한 갈등구조는 바로크의 다중적 시선으로 볼 수 있다.
나의 그림은 ‘꼴라주’ 형식을 빌려서 ‘중첩’에 초점을 맞춰서 알레고리로 풀어나간다.
이런 이미지의 파편들을 모아 화면을 구성하면서 2차원적 평면을 고수하는데,
이는 2차원적인 평면성을 지닌 오브제를 사용함으로써 회화적 이미지와 오브제로서의 구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다.